2002년 12월 6일.
아침. 쌀밥. 재첩국. 톳나물. 배추김치. 갓김치. 김. 명란젓. 사과.
점심. 쌀밥. 두부찌개. 호박. 감자. 멸치. 고추. 양파. 배추. 갓김치. 빵.
저녁. 쌀밥. 돼지고기. 고추. 멸치. 톳나물.
그날의 기록에는 음식과 몸의 반응뿐 아니라 몸에서 나는 냄새까지 건강과 연결해 바라보는 관찰이 담겨 있었다.
며칠 전 상추, 배추, 깻잎 같은 채소를 많이 먹은 뒤부터 몸이 조금 차가워졌다는 느낌이 이어졌다.
낮에 졸음이 오고 잠이 많아졌으며 기운도 떨어졌다.
몸이 차가워질 때 나타나는 반응들이 다시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저녁에는 돼지고기를 먹었다.
그런데 식사를 마친 뒤 텔레비전을 보다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평소에는 저녁을 먹고 잠드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그날은 몸 상태가 달랐다.
그때 느낀 것은 단순했다.
몸이 이미 차가워져 있는 상태에서 몸을 더 차갑게 하는 음식이 들어오면 졸음이 심해지고 기운도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몸이 차가워지면 단순히 잠만 오는 것이 아니었다.
쉽게 피곤해지고
정신이 흐려지고
우울감이 생기고
술에도 약해지고
다음 날까지 부작용이 오래 이어졌다.
반대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면 이런 증상들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험도 반복해서 겪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식설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몸이 차가울 때 식설 차를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고, 반대로 몸에 열이 많을 때 마시면 신물이 올라오거나 식초 같은 냄새가 올라왔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었다.
몸은 말이 없지만 여러 방식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억지로 알려주지 않아도 몸은
냄새로도,
트림으로도,
입맛으로도,
거부감으로도
현재 상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몸에 맞는 음식은 편하게 들어가지만, 맞지 않는 음식은 같은 음식이라도 냄새가 심하게 느껴지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특히 트림을 할 때 음식 냄새가 강하게 올라오거나 입 냄새가 심해질 때는 몸이 그 음식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때부터였다.
몸에서 나는 냄새도 건강 상태를 살피는 하나의 신호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무조건 음식 이름만 보고 좋은 음식이라고 믿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몸 상태에서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음식 자체보다도
“내 몸이 지금 어떤 상태인가”를 알고 먹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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