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8일 — 몸은 스스로 균형을 잡으려 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몸의 변화를 기록하다 보니 나는 어느 순간부터 몸을 단순히 “아픈 대상”으로만 보지 않게 되었다.
몸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지키려고 움직이고 있었고, 나는 그 반응들을 뒤늦게 따라가며 이해하려 애쓰고 있었다.
그날도 몸 상태는 평소와 조금 달랐다.
잠을 설친 탓인지 몸이 무겁고 쉽게 안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침에는 일부러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하지만 점심때 커피가 들어간 빙과류를 먹고 나자 코가 약간 막히고 몸이 붓는 느낌이 나타났다.
저녁에 맥주를 마신 뒤에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예전 같으면 단순히 “몸이 안 좋다” 정도로 지나쳤을 일이었다.
그러나 그 시기의 나는 몸의 반응 하나하나를 연결해서 보기 시작하고 있었다.
특히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를 먹은 뒤 목이 붓거나 가래가 생기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몸이 스스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반응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 기록에는 이런 문장이 남아 있다.
“우리 몸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아는 것이 너무 많다.”
나는 그 말을 적으며 몸의 신기함을 느끼고 있었다.
몸은 차가운 것이 들어오면 따뜻하게 만들려고 하고,
뜨거워지면 다시 식히려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몸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그때의 나는 아직도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다.
몸에 열이 나는 것이 정말 몸이 뜨거워져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몸이 스스로 보호하려고 반응하는 것인지 정확히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기록 속에는 “알 것 같으면서도 아직 어렵다”는 표현도 자주 남아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었다.
몸은 아무 이유 없이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코가 막히고, 목이 붓고, 가래가 생기고, 몸이 붓는 것 같은 변화들에도
몸 나름의 이유와 흐름이 있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점점 더 몸을 억지로 누르기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먼저 살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이런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몸은 생각보다 훨씬 영리하다.
내가 몰랐을 뿐, 몸은 이미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 깨달음은 이후 음식과 몸의 관계를 바라보는 기준이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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