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체온 책

“추위와 더위를 이기는 힘이 좋아져서 아직도 반 소매를 입고 있다.”

약이되는 음식 2026. 5. 10. 19:14

2004년 여름, 나는 몸에 작은 변화 하나를 뚜렷하게 느끼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여름에는 더위에 쉽게 지치고, 겨울에는 추위를 심하게 탔는데 그해는 달랐다.
사람들이 덥다고 힘들어할 때도 나는 예년처럼 힘들지 않았고, 처서가 지나 기온이 내려갔는데도 반소매 차림으로 지낼 만큼 몸이 안정되어 있었다.
당시 일기에는 이런 기록이 남아 있다.
“추위와 더위를 이기는 힘이 좋아져서 아직도 반 소매를 입고 있다.”
그때의 나는 단순히 체질이 변했다고만 생각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음식과 몸의 변화를 기록해 오면서 음식이 몸 상태에 영향을 준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계곡물에 조금만 들어가도 몸이 쉽게 냉해지거나 피곤함이 오래갔는데,
그해 여름에는 차가운 물속에 한참 있어도 몸이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약간 추위를 느끼기는 했지만 예전처럼 심한 부작용은 없었다.
이런 변화를 겪으면서 나는 몸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비교적 안정된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꼈다.
나는 그 상태를 스스로 “중간 체온에 가까워진 상태”라고 표현했다.
몸에 열이 지나치게 많으면 여름을 견디기 어렵고
반대로 몸이 지나치게 차가우면 추위를 심하게 타게 된다.
그런데 몸 상태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지 않으면 계절 변화에도 덜 흔들린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것을 정확한 의학적 기준으로 설명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몸을 관찰해 온 내 입장에서는 분명한 변화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특정 음식 하나 때문이 아니라
몸 상태를 살피면서 음식의 균형을 맞추려 했던 과정이었다.
나는 그 무렵부터 더욱 강하게 느끼게 되었다.
“무조건 몸에 좋은 음식은 없다.
몸 상태를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음식도 어떤 날에는 편안하게 느껴지고
어떤 날에는 부담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음식은 몸 상태에 맞게 조절하며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사가 아니라
몸의 균형을 살피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추위와 더위를 견디는 힘처럼
생활 속 작은 변화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