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9일 주일
아침 쌀, 팥밥, 개고기, 마늘, 콩나물, 시금치, 배추김치, 유자차, 참외 2개
점심 쌀밥, 개고기, 된장찌개, 버섯, 양파, 머위, 빵 2개, 죠리퐁, 참외 2개, 순대
저녁 쌀밥, 된장찌개, 버섯, 호박, 양파, 미나리, 콩나물, 배추김치, 참외
항암 중에 졸도 체험
이 시기는 항암 치료를 받고 있던 때로,
몸의 변화가 평소와는 다르게 나타나고 있었다.
체중은 어제와 오늘 모두 65킬로로 같았지만
몸 상태는 전혀 달랐다.
어제는 피로가 심했고 얼굴은 마르고 건조했으며
탈수된 듯한 느낌이 있었다.
반면 오늘 아침은 같은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얼굴에 약간의 여유가 생기고 피부 상태도 나아진 느낌이었으며
전반적으로 한결 안정된 상태였다.
아침 식사 후 참외를 먹고
몸 상태는 완전히 좋지는 않았지만
전날보다는 분명히 나아진 느낌이었다.
주일이라 성당에 가는 길은 비교적 가벼웠다.
그러나 미사를 드리는 도중 몸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몸에 열이 오르는 듯한 느낌과 함께
속이 메슥거렸고
점점 정신이 흐려지며 기운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서 있지 못하고 주저앉게 되었다.
앉아 있는 동안 정신은 몽롱했고
굵은 땀방울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평소처럼 두 손을 모아 서 있을 힘도 없어
손을 내리고 겨우 버티고 있었다.
이러한 상태를 한 차례 겪고 난 뒤
몸은 서서히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다시 손을 모아 기도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고
정신도 점차 맑아졌다.
이와 같은 경험은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다.
술을 많이 마신 뒤 두 번 정도 있었고,
군 복무 중 강한 훈련을 받을 때에도 한번 경험한 적이 있다.
하지만 술을 줄인 이후에는 거의 겪지 않았던 일이었기에
이번 경험은 다시 한번 몸 상태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이번 일을 통해 느낀 점은 분명했다.
몸이 급격히 무너지듯 흔들리는 순간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몸이 한 번 정리된 것처럼
안정을 되찾고 컨디션이 회복되는 느낌이 들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한 가지 흐름을 반복해서 느끼게 되었다.
몸 상태가 크게 흔들릴 때는
열감, 식은땀, 어지러움 같은 변화가 함께 나타나고,
그 상태를 지나 몸이 안정되면
체온의 변화와 함께 전반적인 컨디션도 회복되는 느낌이 따른다는 것이다.
나는 의학적인 지식은 부족하지만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몸이 무너졌다가 다시 균형을 찾아가는 흐름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특히
물을 마셔도 쉽게 회복되지 않던 상태가
몸이 안정되면서 함께 풀리는 경험,
그리고 그 과정에서 체온 변화가 같이 나타나는 느낌은
여러 차례 반복되었다.
그래서 나는
체온과 몸 상태 사이에 일정한 연관이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체온의 변화는 몸의 상태를 살피는 하나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졸도 역시 같은 흐름 속에서 이해하고 있다.
정신이 흐려지는 단계에서부터
완전히 의식을 잃는 단계까지 여러 형태를 경험했지만,
그 과정을 지나고 나면
대체로 이전보다 정신이 맑아지고
컨디션이 나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 기록은 어떤 의학적인 결론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항암 치료 중 실제로 겪은 몸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남긴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내 몸의 흐름을 조금씩 이해해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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