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기록

위암에 걸리면서 오히려 소화가 너무 잘되었다

약이되는 음식 2026. 8. 27. 18:42

2005년 11월 5일 토요일

 

아침= 올리브유 쌀 당근 호박죽 보신탕 콩나물 배추 시리얼 토란줄기 계란 고구마 마요네즈

점심= 쌀 당근 호박 구구마죽 콩나물 무 양파 보신탕 콩나물 두유 참기름 두유

저녁= 쌀 당근 호박 고구마죽 닭고기죽 콩나물 무양파 열무 배추김치 시리얼 잣죽


위암에 걸리면서 오히려 소화가 너무 잘되었다


오늘은 아침에 대변을 한 번 보았다. 아직 토끼 똥처럼 단단했지만, 이제는 억지로 짜내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밀려 나왔다. 며칠 동안 그렇게 고생했던 변비가 이제는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
음식을 먹는 양도 많이 늘었다. 죽을 거의 한 공기 먹고 국도 한 그릇 가까이 먹는데도 며칠 전처럼 음식이 목까지 차는 느낌이 심하지 않다. 위장이 조금씩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밥도 먹어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번 위암을 겪으면서 내가 한 가지 이상하게 생각한 것이 있다.
나는 위암에 걸리면서 오히려 소화가 너무 잘되었다.
예전에는 야채를 먹으면 야채가 그대로 대변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금년에는 그런 일이 거의 없었다. 위암 진단을 받기 전에도 체온을 낮추는 음식들을 많이 먹었는데 소화가 잘되었고, 음식물이 그대로 대변으로 나온 적도 없었다.
그래서 배가 조금 아파도 소화가 잘되고 몸의 컨디션도 괜찮으니 위암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평소 소화가 잘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소화가 너무 잘되는 변화가 생긴다면 자기 몸을 한 번 더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때 위암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부족했다. 건강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병원을 늦게 찾았고, 결국 위암을 진단받고 위장의 2/3를 절제하는 수술까지 받게 되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건강할 때도 몸에서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세심하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수술 후에는 오히려 반대의 경험을 하고 있다. 위장이 작아져 조금만 많이 먹어도 음식이 목까지 차고 불편했으며, 먹는 양이 줄면서 심한 변비까지 겪었다.
암을 발견하기 전에는 소화가 너무 잘되어 문제였고, 암을 수술한 뒤에는 위장이 작아져 잘 먹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이렇게 몸의 변화를 직접 겪어 보니, 그동안 기록해 온 음식과 몸의 변화가 하나씩 연결되어 보이기 시작한다.